무효인 선거관리규정 적용한 농아인협회 임원 등 선거..법원 무효 판결

[파이낸셜뉴스] 내달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전국 단위로 실시된 선거의 무효를 확인하는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는 한국농아인협회가 지난 2020년 11월 24일~지난해 1월 29일 총 3차례에 걸쳐 개최한 이사회 결의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하고, 무효인 이사회 결의에 따라 통과된 개정 선거관리 규정을 적용해 실시한 시·도협회 임원선거와 시·군·구지회 임원 및 지역 대의원 선거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농인, 청각 장애인의 권익 및 복지와 관련된 제반 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주무부처 보건복지부)이다.

한국농아인협회의 회원인 원고들은 한국농아인협회가 이사회를 개최해 회원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거관리 규정을 일부 이사들에 대한 소집통지를 해태하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없이 졸속으로 통과시키자 지난해 12월 21일 각 이사회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했다.

아울러 회원들의 피선거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무효인 선거관리 규정을 적용, 실시된 전체 선거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아인협회는 문제된 이사회 결의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대의원 총회의 추인으로 인해 절차적 하자가 치유돼 권리보호 이익이 소멸됐다는 등의 주장을 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일부 원고들이 후보등록당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소 제기가 부적법하다는 주장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한국농아인협회가 무효인 선거관리 규정을 적용해 선거중지가처분결정의 취지에 어긋나는 선거를 실시해서는 안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서약서 제출을 이유로 선거의 결과를 다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선거중지가처분 결정의 취지를 잠탈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원고 대리인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의 곽정민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한국농아인협회의 시·도협회와 시·군·구지회 임원선거 및 지역대의원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비록 법원은 확인의 이익 관점에서 선거무효의 범위를 소를 제기한 원고들 관련 선거구로 한정했지만, 판결 이유를 통해 무효인 선거관리 규정을 적용해 실시된 전국의 모든 선거가 무효라고 판단했다”고 평했다.

이어 “이 판결을 계기로 이해관계인이자 선거관리 규정의 수범자인 한국농아인협회의 모든 회원들은 자신들의 관련 선거구에서 실시된 선거에 대해서도 선거무효확인 판결을 받을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면서도 “그러나 분쟁의 해결 방법은 다양하고, 판결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자정작용을 통해 스스로 위법을 시정해나가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곽 변호사는 “이제라도 한국농아인협회가 당초의 설립취지에 따라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스스로 위법상태를 시정하고 전국적으로 재선거를 실시하는 용단을 내려 회원들 사이의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고 더 이상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선준 기자 (rsunju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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