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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타임즈 커버스토리] 15년만의 로펌 합병 성사, 클라스한결

2023-08-31(목)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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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시장 변화 기폭제 될까

로펌이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확대하는 방법 중 하나는 다른 로펌과의 합병이다. 반세기가 더 지난 한국 로펌 업계에서도 시너지 확대로 이어진 여러 성공적인 합병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2001년 1월 법무법인 세종과 열린합동법률사무소의 합병, 2001년 7월 법무법인 한미와 광장의 합병, 2003년 2월 법무법인 화백과 우방의 합병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전체 변호사 140명…10위권

올 초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합병 계획을 공식적으로 대내외에 알렸던 법무법인 클라스와 한결이 8월 초 한결이 오랫동안 사무실로 써온 서울 광화문의 교보빌딩으로 사무실을 통합하고 교보빌딩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합병 법인의 이름은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전체 변호사가 이전의 한결이나 클라스의 두 배인 약 140명에 이르는 클라스한결은 단숨에 변호사 수 기준 10위권 로펌으로 올라섰으며, 송무의 강자로 유명했던 클라스와 기업자문이 발달한 한결의 통합으로 인한 높은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리걸타임즈가 통합법인이 위치한 교보빌딩에서 클라스한결의 주요 파트너들을 만나 클라스-한결 통합의 의미와 향후 기대되는 시너지를 세세히 짚어보았다.

◇법무법인 클라스와 한결이 광화문의 교보빌딩에 통합 사무실을 마련하고, 통합법인의 이름을 법무법인 클라스한결로 결정했다. 이사를 마친 8월 초 교보빌딩 16층에 마련된 통합법인의 카페테리아 공간에서 클라스와 한결의 주요 파트너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앞줄은 황찬현(좌) 변호사와 남영찬 변호사. 뒷줄은 왼쪽부터 신길호, 이경춘, 안식, 안병용 변호사.

“5년 전 클라스를 창립하면서 ‘법무법인을 만들어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보겠다’고 했는데, 이제 더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합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제대로 돕겠습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감사원장을 역임하고 클라스 창립에 주춧돌을 놓았던 황찬현 대표변호사는 한결과의 합병에 높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테헤란로의 역삼동에 있다가 강북의 광화문으로 사무실을 옮긴 데 대해서도, “강남에 사는 변호사들은 출퇴근 거리가 좀 멀어졌지만, 새 사무실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라고 교보빌딩으로 사무실을 옮긴 클라스 출신 변호사들의 고무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에 한결과 합치며 통합법인의 구성원이 된 클라스 출신 변호사는 외국변호사를 합쳐 약 70명에 육박한다. 클라스의 구성원 대부분이 광화문으로 옮겨 통합법인에 참여하고 있다.

한결의 안병용 대표변호사도 “한결은 오랫동안 전문영역을 구축하고 두터운 고객 기반을 쌓아온 로펌”이라며 “클라스와 한결의 통합은 재조에서 검증받은 전문적인 송무 역량과 시장에서 검증된 전문적인 자문 역량이 만나 이루어진 것으로, 통합법인의 구성원들이 양 로펌이 가진 강점을 기초로 단단한 시너지와 더 높고 좋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클라스와의 통합법인 출범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1997년 설립되어 25년이 넘는 역사가 쌓인 한결은 기업 인수 · 합병(M&A)과 건설, 노동, 금융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발휘해온 중견 로펌으로, 8월 현재 한국변호사 62명, 외국변호사 4명 등 약 70명의 전문인력이 포진하고 있다. 특히 오래전부터 종로 1번지 교보빌딩에 자리 잡아 교보빌딩의 한국 로펌으로 잘 알려져 있다. 광화문 일대는 전통적으로 기업법무를 수행하는 유명 로펌들의 사무소가 들어선 한국의 로펌가로, 영미 로펌들도 여러 곳이 인근에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다.

‘송무 로펌-자문 로펌’ 합병 주목

‘강남의 클라스’와 ‘강북의 한결’이 하나가 된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은 무엇보다도 ‘송무 로펌’과 ‘자문 로펌’의 합병이라는 점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18년 출범한 클라스는 법원장과 검사장 등을 역임한 중량급 판, 검사 출신이 대거 포진한 송무의 강자로 유명하다. 황찬현 대표 외에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2002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영화 변호사, 초대 서울회생법원장을 역임한 이경춘 변호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역임하고 SK텔레콤에서 법무와 경영감사, CSR을 총괄하는 윤리경영총괄과 GR & Legal Advisor 사장 등으로 10년간 활동한 대기업 법무실장 경력의 남영찬 변호사 등이 함께 교보빌딩으로 옮겨 클라스한결의 지휘부를 구성하고 있다. 또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의정부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을 역임한 여상훈 변호사와 같은 판사 출신의 홍성칠 변호사, 서울고법 등에서 건설, 의료, 부패사건 형사항소 재판부 등 여러 전담재판부 재판장으로 활약한 조용현 변호사도 통합법인의 주요 구성원으로 고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검찰 출신 중에선 김영대 전 서울고검장과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 등으로 활약한 형진휘 변호사 등이 먼저 소개된다.

남영찬, 박영화, 여상훈, 이경춘, 김영대, 조용현 변호사 모두 황찬현 변호사와 함께 클라스에서 대표변호사를 맡았던 클라스의 핵심 멤버들이다.

IP 전문, 부동산 전문가도 포진

한결은 회사법과 M&A 전문가인 안식 대표변호사, 노동 전문의 이경우 대표변호사, 한결의 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안병용 대표, 건설 전문가이자 한결의 매니징파트너인 신길호 변호사 등이 한결의 주요 변호사들로 소개된다. 이인호, 전성우 변호사도 부동산 투자와 개발, 재개발 · 재건축 등의 전문가로 유명하며, 윤복남 변호사는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김광중 변호사는 분식회계, 주가조작 등으로 피해를 입은 금융투자자를 대리하는 집단소송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송무 쪽에서도 박시환 전 대법관, 이규진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중진 변호사들이 포진, 기업법무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시너지를 확대해 온 곳이 한결이다.

◇법무법인 클라스와 한결의 합병을 성사시킨 남영찬(좌) 변호사와 안식 변호사가 클라스와 한결의 합병이 갖는 의미, 통합법인의 발전방향, 합병 시너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안식 대표는 클라스와 한결의 합병에 대해 ‘이종교배’라는 표현을 썼다. “클라스가 송무에 강점이 있고, 한결은 전문팀을 중심으로 기업자문 분야가 발달했다는 점 외에도 클라스와 한결은 서로 다른 점이 적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클라스와 한결의 합병 시너지가 더 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스와 한결이 합병 얘기를 처음 꺼낸 것은 약 1년 전쯤이라고 한다. 이어 지난해 말 공감대를 형성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 올 1월 16일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사무실 이전까지 마치고 MOU 체결 후 6개월여 만에 통합법인이 출범하게 된 것이다.

논의 1년 만에 합병 성사

보통 두 로펌이 합병해 통합법인을 띄울 때 통합 로펌의 이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와 통합 사무실의 확보가 합의점을 도출하기 쉽지 않은 어려운 대목으로 얘기된다. 실제로 통합 사무실의 위치를 정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병이 무산된 사례도 없지 않다.

클라스와 한결의 사례에선 그러나 이 두 개의 이슈가 신속하면서도 매우 발전적으로 해결되면서 합병 추진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클라스의 구성원들이 여름 휴가기간인 8월 초 광화문의 교보빌딩으로 이삿짐을 옮긴 데 이어 두 로펌은 클라스 출신 변호사들의 한결 입사 및 이후 클라스한결로의 법인명 변경 등 행정절차를 추진 중에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클라스의 구성원들이 한결이 위치한 교보빌딩으로 옮기는 대신 통합법인의 이름에선 클라스를 앞세우는 것으로 양보와 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풀이되나, 종로 1번지에 위치한 교보빌딩의 오피스빌딩으로서의 상징성이나 지리적 위치, 현대식 시설 등이 합병 성사에 톡톡히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안식 변호사는 “대부분 강남에 생활 근거지가 있고, 법원도 멀어져 여러 불편함이 있을텐데 클라스에 계신 분들이 큰 결단을 내려주신 것 같다”며 “그만큼 클라스-한결 합병에 대한 양측의 열의가 높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라스에서 매니징파트너를 겸했던 남영찬 변호사는 또 “옮기기 전에는 좀 걱정한 것도 사실인데, 막상 한 일주일 지내고 보니까 근무 환경도 좋고 변호사나 직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소개하고, “합병 후 클라스와 한결이 지향하는 로펌으로 가기 위해서는 강북의 사무실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평-지성 합병 후 15년 만의 변화

클라스와 한결의 합병은 대형 로펌들이 시장을 리드하는 가운데 큰 변화 없이 고착화되어 있었던 한국 로펌 업계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기폭제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대형 로펌에서 활동하던 중견 변호사나 젊은 변호사들이 부티크 로펌을 세워 독립하는 로펌의 분화는 비교적 활발한 편이었으나, 2008년 법무법인 지평과 지성이 합병하여 변호사 120명의 법무법인 지평지성(현재의 법무법인 지평)이 탄생하고, 같은 해 법무법인 대륙과 아주가 합병하여 법무법인 대륙아주로 다시 출범한 이후 근 15년간 한국 로펌 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대형, 중견 로펌들 사이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남영찬 변호사는 “시너지를 가장 잘 낼 수 있는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클라스와 한결의 합병은 15년간 조용했던 한국 법률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이자 주변의 기대도 큰 것 같다”며 “법률서비스의 질적 제고, 법률시장의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클라스한결 통합법인 출범에 기대를 나타냈다.

안식 변호사도 “클라스와 한결의 합병엔 송무와 자문 로펌의 합병, 강남과 강북 로펌의 합병 등 여러 의미 있는 대목이 많이 있다”고 소개하고, “주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톱티어 펌이 되고, 한국 법률시장의 발전에도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으려고 한다”고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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